신용회복경험담
무대 위 꿈은 접었지만, 삶은 계속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 최고관리자 8일 전 2025.06.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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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지금 저는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아내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외형만 보면 안정된 삶이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제겐 꽤 오랜 시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습니다.
스물넷 무렵, 저는 가수를 꿈꾸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보컬과 댄스를 배우며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시절이었죠. 하루 12시간씩 연습하던 그 시기는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치열했지만,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가장 취약한 때였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처음에는 모아둔 적금으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금세 바닥이 났고, 이후엔 카드 할부와 가족에게 빌린 돈으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연습실 대관비, 트레이닝비, 오디션용 의상, 심지어 각종 영상 포트폴리오 제작비까지 매달 70~100만 원씩 들어갔습니다.
스물아홉 무렵, 연예계 데뷔는 더 이상 어렵겠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오디션은 번번이 탈락했고, 트레이닝 받던 회사도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현실로 돌아왔지만, 손에 남은 건 3천9백만 원의 빚이었습니다. 카드사 채무가 1천7백만 원, 나머지는 부모님과 형제에게 빌린 돈이었죠.
다시 회사에 취직했지만, 월급의 상당 부분을 카드 돌려막기와 가족 빚 갚는 데 썼습니다. 연체만은 피하려 했지만 몇 번은 카드 납부일을 넘기기도 했고, 자녀가 생긴 뒤에는 생활비와 교육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됐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 계기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아파 병원에 갔던 날이었습니다. 입원비 40만 원을 카드로 긁으려는데 한도가 다 찼다는 안내를 받았고, 그 순간 제게 남은 재정적 여유가 없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지갑 속 카드들을 꺼내보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이건 내 딸이 아니라, 내가 만든 빚의 결과구나” 하는 자책이 컸습니다.
개인회생 제도를 처음 알게 된 건 직장 선배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도 과거에 카드 빚으로 개인회생을 한 적이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았고, 저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저는 마치 법정에 선 죄인처럼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연습생 시절 제 선택이 가족과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준 것 같아 너무 미안했죠. 하지만 상담사는 담담하게 제 상황을 받아주었고, “이건 다시 시작하는 제도”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내가 정말 이 과정을 밟아도 되나’ 하는 마음의 죄책감이 컸지만, 서류를 정리하고 채무 내역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제 삶을 직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총 3천9백만 원 중 일부 탕감을 조건으로, 월 22만 원씩 3년간 분할 납부하는 변제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인가 전에는 법원에 직접 출석해야 했는데, 그날 저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판사님의 “성실히 갚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말을 듣고 나니, 처음으로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변제 시작 후에는 외식 한 번, 쇼핑 한 번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대신 마음은 훨씬 가벼웠습니다. 연체 독촉 전화도, 밀린 이자 걱정도 사라졌으니까요. 아내도 “이제는 다시 앞만 보자”고 해줬고, 처음으로 ‘실패한 연습생’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으로 다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2년 차에 접어들었고, 매달 성실히 납부 중입니다. 회사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쌓아 승진을 앞두고 있고, 무엇보다 딸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가끔 거울을 보면, 무대에 서던 꿈을 안고 달리던 그 청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그 덕에 배운 게 많습니다. 책임, 현실, 가족,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까지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과거의 선택으로 인해 빚에 시달리고 계시다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저처럼 다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