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8.08 15:21

이혼이라는 뜻밖의 변수, 그리고 다시 시작한 제 인생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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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학원생의 삶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원으로 일하며 미래를 그리던 평범한 20대 남성이었습니다. 학부 시절 만난 여자친구와 졸업 후 곧바로 결혼에 골인했고, 연구실과 가정을 오가며 바쁜 일상을 살았죠. 경제적으로 풍족하진 않았지만, 학위만 잘 마치면 취업이나 박사과정 진학이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저는 늘 긍정적이었습니다. 결혼생활도 처음엔 무난했고, 작지만 서로 아껴가며 지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혼, 그리고 채무

하지만 결혼 2년 차부터 갈등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에 집중하는 제 삶이 배우자에게는 소홀함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결국 저희는 협의 끝에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정서적인 부분이 아니라, 바로 ‘정산’이었습니다.

짧은 결혼생활이었지만, 위자료와 재산 분할 명목으로 큰 금액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은행에서 4천만 원, 카드사와 다른 은행에서 추가로 3천8백만 원을 빌리게 됐습니다. 순식간에 빚이 7천8백만 원으로 불어나버렸고, 그 후 3년 반 동안 이자만 간신히 갚으며 버텼습니다. 한 달 생활비를 아끼려고 컵라면과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많았고, 연구는커녕 내일이 두려운 나날이었죠.




 


끝이 보이지 않는 빚, 그리고 개인회생 결심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카드론 이자가 연체되면서 연체금 안내장이 학교로 날아왔을 때였습니다. 지도교수님 눈에 띄지 않게 처리하려고 했지만,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졌던 저는 결국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개인회생에 대해 처음 들은 건 같은 연구실 선배의 조언이었어요. 저보다 먼저 결혼생활에 실패했던 분이었죠. 솔직히 처음엔 ‘그건 파산자들이나 하는 거 아닌가’라는 편견도 있었지만, 며칠 밤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결국 무료 상담을 신청했고, 상담실 문을 열던 순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부끄럽기도, 후련하기도 했어요.




 


개인회생 절차와 그 안에서의 나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총 넉 달 정도 걸렸습니다. 서류 준비가 번거롭긴 했지만, 하나하나 정리해나가며 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됐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던 날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판사님 앞에 서서 제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죠.

최종 인가가 떨어졌을 때,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변제 계획은 월 28만 원씩 3년간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제게 주어진 기회이기에, 매달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아르바이트가 끊기거나 생활비가 부족했던 때도 있었지만, 절대 연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버텼어요. 힘들 땐 미래의 제 모습, 다시 웃는 저를 떠올리며 용기를 냈습니다.




 

다시 그리는 미래의 청사진

이제 변제 시작한 지 1년이 지났고, 무사히 잘 진행 중입니다. 아직은 대학원 생활도, 경제적인 여유도 부족하지만, 적어도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큰 힘이 되었고, 연구에도 조금씩 집중력을 되찾고 있어요.

앞으로는 박사과정에 진학해 지속 가능한 연구자의 길을 걷는 것이 목표입니다. 언젠가는 같은 상황에 처한 후배들에게, “너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어요. 망설이지 마세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개인회생은 나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살리는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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